아이티 지진의 사회학 – 수만 명의 죽음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아이티에서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했다. 1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래 트윗은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left21twit: https://ws.or.kr/article/7504 아이티 이번 지진이 진도7. 사망자 최대 10만. 2007년 일본 진도 6.8 지진, 사망자 7명. 이 큰 차이의 원인을 말하는 게 진정한 언론의 자세 아닐까 싶습니다.

left21twit: https://ws.or.kr/article/7504 사실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아이티 상황은 열심히 보도하지만, 왜 아이티가 내진설계 하나 제대로 된 건물이 없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덕분이죠.

2007년 일본의 지진은 진도 6.8이었지만 7명이 죽었는데, 이번에 진도 7로 10만 명이 죽을 수도 있다.

일본의 건물들은 내진 설계가 잘 돼 있다. 지진 위험을 잘 알고 있고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티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왜일까? 그것을 말하는 게 진정한 언론이다. 아이티에 직접 가서 현지 취재를 한다고 언론의 역할을 다 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구호도 좋다. 물론 아이티의 NGO는 엄청나게 부패했다고 하지만 지금 당장 아이티를 구호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한 발 더 나아가 생각해야 한다. 다시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났는가. 아이티 권력자들이 무능해서인가. 맞다. 아이티가 가난해서인가. 맞다.

하지만 더 날카로운 언론이라면 끝까지 파고들어서 진실을 외쳐야 한다. 왜인지 물어야 한다. 아이티 권력자들은 왜 무능한가. 아이티는 왜 지진위험이 있는 국가임에도 가난해서 내진설계 하나 제대로 못하는가.

중국 스촨성 대지진 사진. 지진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의 집을 무너뜨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제는 낯설지만은 않은 단어, 제국주의라는 단어에 그 답이 들어있다.

아이티, 독립의 쓴 맛

아이티는 원래 200년 전, 프랑스 혁명의 사상에 고무받은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켜 프랑스로부터 해방되면서 세운 나라다. 그러나 이 식민 본국은 아이티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아이티는 가난해졌다.

참고: 클레어 퍼몬트, 아이티 위기의 근원은 식민지 역사다 (레프트21, 2010.1.15)

20세기 들어서 아이티는 미국에 놀아나야만 했다. 미국은 혁명을 일으켜 자신들의 손을 빠져나간 쿠바를 견제하는 데 아이티를 활용했다. 아이티 민중의 염원은 깡그리 무시당했다. 아이티 민중들이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은 미국이 지원한 쿠데타에 밀려 쫓겨났다. 그가 바로 아리스티드다.

아리스티드는 다시 돌아왔지만, 미국의 힘에 완전히 제압당한 채 돌아왔다. 그는 아이티를 진정으로 해방시킬 방법을 찾지 못했다.

참고: 미국이 오늘날 아이티의 위기에 책임이 있다, 에슐리 스미스(미국 사회주의자), 레프트21, 2010.1.15

미국은 아이티에 신자유주의를 강요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권도 강요했다. 엄청나게 부패한 정부가 들어섰다.

지금의 비극은 그 결과다.

부패한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집에 신경쓰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최소한의 대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을 것이다.

민중을 생각하는 대통령은 쫓겨나고 길들여졌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내진설계된 집을 지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배경엔 바로 제국주의, 미국이 있다.

참고: 아이티의 비극 – 자연재해에서 사회적 파국으로, 에슐리 스미스(미국 사회주의자), 레프트21, 2010.1.15

자연재해의 사회학

우리는 항상 ‘천재지변’이라는 단어가 감추고 있는 사회적 배경을 눈여겨 봐야 한다.

왜 같은 천재지변에 어떤 사람들은 조금 힘들고,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당해야 하는지 잘 지켜 봐야 한다.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가 살펴야 한다.

하늘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비를 내린다. 그러나 누구는 그 비를 이용해 돈을 벌고, 누구는 비에 잠겨 집을 잃는다. 무작위의 피해 따위는 없다.

자연재해에는 항상 사회학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아이티를 통해 제국주의의 비인간성을 고발하자.

인류의 역사에서 이따위 비극을 지워버릴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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