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가치중립적인가?

인터넷이나 AI 같은 기술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한 채로 보통 사람들에게 유리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 예컨대 공공 인터넷이나 공공 AI라는 것이 가능할까? 상상은 할 수 있겠지만 체제라는 맥락을 떼어놓고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 AI는 국가와 거대 자본이 얽힌 제국주의 경쟁의 도구가 돼 있다. 미국은 최신 GPU의 중국 수출을 막아 뒀고, 중국은 이에 대응해 천문학적 자금을 첨단 기술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딥시크를 개발한 량원펑은 중국의 영웅이 됐다.

AI 산업은 단지 알고리듬이 아니다. AI를 훈련시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GPU 단지와 데이터 센터가 필요하고, 엄청난 전력과 냉각용 수자원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대기업과 국가밖에 없다.

따라서 AI 기술은 이미 태생부터 대기업과 국가의 의도를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생산수단이 소수의 손에 집중돼 있고 무질서한 국제 경쟁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체제를 놔둔 채로 대중의 이익에 복무하는 공공 AI라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라는 맥락에서 대규모 기술은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Commen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