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또 황당한 이유로 게시물을 삭제했습니다.

부평고등학교에서 “팔레스타인의 눈물과 저항”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고, 그 소감을 적은 이정구 선생님(《팔레스타인의 저항》 번역자)의 게시물을 공유했는데요. 그게 “사이버 보안에 대한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삭제한 것입니다.
“사이버 보안에 대한 커뮤니티 규정”이 뭔지 자세히 봤더니 “악성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공유하거나 호스팅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도대체 아무 연관성도 없습니다.


결정 방식을 알려주는 링크가 있길래 클릭해 봤더니 역시나 “기술 기반 판정 결과”입니다. 인공지능이 판정했다는 것이죠.

그러나 기술의 작동 방식은 사람이 결정합니다. 기술은 정책의 구현일 뿐입니다. 그리고 최근 명백히 팔레스타인 관련 게시물들이 문자 그대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삭제당하고 있습니다. 스팸이라느니 악성 코드라느니 하는, 정말로 그냥 명백한 오류 판정으로 삭제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게 오판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이 전략을 바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시적 삭제에서 우연을 가장한 삭제로 말이죠.
페이스북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된 이래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들을 특별히 심하게 차별해 왔습니다. 처음엔 게시물 내용이 잘못됐다느니, 폭력을 미화한다느니, 잔인한 장면이라느니 하면서 삭제했고, 이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강한 항의를 받았죠. 그러니 이제는 그냥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중요한 시기에 일시적으로 감추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8월 15일(목)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스팸”이라며 차단한 것이 그런 사례죠. 당연히 이 게시물은 스팸이 아닙니다. 이의제기를 하면 복구해 주곤 하죠. 하지만 며칠 있다가 복구해 주면 뭐합니까. 가장 중요한 시점인 게시 직후에 게시물을 차단해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만드는데 말입니다. 즉, 페이스북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의제기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의제기하지 않으면 인정하는 게 되고, 인정한 게 누적되면 계정 자체가 차단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만큼 운동을 건설하고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 꼭 사용해야 하는 미디어입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는 빅테크는 거대 자본입니다. 특히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미국 자본이라 그렇기도 하고, 미국이 중요한 시장이라 미국 국가의 규제를 크게 신경써야 하기도 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되, 반드시 우리 자신의 미디어로 연결해야 합니다. 특히 신문과 웹사이트가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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