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제작사 OpenAI가 중국의 AI 기업 DeepSeek가 ChatGPT를 도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조사중이다. 지난해 DeepSeek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개인들이 ChatGPT API(외부 프로그램이 기능을 이용하게 하는 시스템)를 대량 호출하다가 정지된 사례를 중요한 단서로 보는 듯하다. 약관에 따르면, ChatGPT를 복제하거나 경쟁 모델을 훈련하는 데 API를 사용할 수 없다.
전 페이팔 최고 운영 책임자이자 백악관 인공지능 및 암호화폐 정책 담당자인 데이비드 색스도 1월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도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도용 여부가 저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DeepSeek R1 모델을 만드는 데 이용된 ‘증류(Distillation)’ 기술 때문이다. 증류는 기존 AI 모델이 생성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법이다. 만약 DeepSeek가 ChatGPT를 이용해 이번 R1 모델을 학습시켰다면 ChatGPT의 생성물, 즉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중국이 도용한 것이 된다.
애초 DeepSeek는 자사 모델인 DeepSeek V3의 생성물로 이번 R1 모델을 훈련했다고 밝혔다. 도용에 대해서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색스는 향후 AI 증류 기술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모방 모델의 발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도용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이 기술 도용 논란에 자주 휘말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자국 이익을 위해 거짓을 말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이미 ‘DeepSeek이 ChatGPT 생산물을 훔쳤다’는 밈 이미지가 돌고 있다.

사실 내 입장에서 도용 여부가 중요하지는 않다. 이미 DeepSeek을 둘러싼 논란은 제국주의적 경쟁의 맥락 위에 놓이게 됐고, 이것이 보여 주는 바가 중요하다.
첫째,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은 미중 갈등의 한 원인인 동시에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DeepSeek R1이 공개된 지 며칠만에 백악관 관계자가 나서서 도용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둘째, 자본주의 생산관계가 생산력 발전을 막는 최신 사례다. 고성능 모델을 이용한 증류 기술이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면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런데 미중 경쟁 때문에 제약이 크게 생길 듯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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