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보수 기독교 환경에서 자란 저는 간혹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겟돈이란 인류 최후의 전쟁을 말하는 것이고, 어떤 기독교인들은 그 전쟁 뒤 예수가 재림할 거라고 믿습니다.
혹자는 아마겟돈의 구체적 장소로 중동을 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을 보고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중동이 화약고인 이유는 제국주의 때문입니다. 영국이 기초를 놓고 미국이 물려받은 중동 지배 전략이 문제의 원인입니다. 특히 이스라엘은 미국의 경비견을 자처하고 인정받으면서 미국의 중동 전략을 관철하는 교두보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이란 공격은 이 호전적인 개가 주인의 목줄이 헐거워진 틈에 지나가는 사람을 문 것입니다. 미국의 힘은 지난 수십년 동안 약화됐고, 21세기에 벌인 두 전쟁 –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이 실패하면서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로 중동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더욱 의존하게 됐습니다. 목줄이 헐거워진 것입니다.
미중갈등에서 트럼프는 자칠을 빚고 있습니다. 이제 ‘트럼프는 언제나 먼저 꼬리를 내린다(TACO)’고 조롱받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발을 빼고 중국에 집중하고 싶어 결국 이란과 핵협상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이스라엘에게는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미국의 묵인하에 이란을 공격한 듯합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스라엘을 버릴 리는 없습니다.
이스라엘의 패배를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미국의 중동 지배 전략도 파탄나길 바랍니다.
나아가, 어떤 목사님의 말처럼 “이스라엘 국가가 망하기를 바랍니다.” 팔레스타인 땅에 민주적인 하나의 국가가 세워지고 제국주의에서 해방된 날이 열리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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