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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격의 거인, 극우의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

    진격의 거인, 극우의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

    묵혀 뒀던 진격의 거인 최종 시즌을 봤습니다. (주의. 스포일러 있음)

    ​엔딩은 참신했습니다. 평화를 위한 대안이 없는 세계의 비극을 거의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나 한국 극우가 창궐한 상황에서 보니 또한 보이는 면이 달랐습니다. 진격의 거인 속 세계관이 극우의 논리와 맞닿는 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극우의 논리와 맞닿는 지점

    ​뉴라이트 같은 극우는 민족의 생존을 위해 자본주의 발전이라는 목적을 이뤄야 한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무시합니다. 일제 식민지배는 자본주의 발전에 도움이 됐으므로 선이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은 친미 노선을 통해 자본주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현명한 선택으로 그립니다. 제국주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 또한 자본주의를 방어하는 데 성공한 전쟁으로 바라봅니다.

    ​극우의 세계관에서 민족간, 국가간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고 여기서 승리하기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것이 됩니다.

    ​진격의 거인이 다른 청소년 만화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바로 영구적 평화를 획득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민족간 적대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놓은 세계관을 거의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점입니다.

    ​민족간 불화의 불가피성을 설파

    작중 에르디아 민족과 타민족들은 화해 불가능한 적대 상태입니다. 에르디아 민족은 천 년 넘게 타민족들을 억압했고, 이제는 타민족들이 에르디아 민족을 말살하려 합니다. 그래서 에르디아인 주인공 엘런 예거는 타민족에 대한 인종 청소를 실행해 인류의 80퍼센트를 학살합니다.

    ​그는 인종 청소에 죄책감을 느끼지만 중단하지는 않습니다.

    ​작품은 인간성에 대한 배반을 에르디아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로 정당화합니다. 심지어 그렇게 얻은 균형 역시 일시적이고 불안정할 뿐이라 군국주의를 막지는 못합니다.

    ​즉, “진격의 거인”은 주인공 엘런 예거를 통해 민족간 죽고 죽이는 관계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거의 끝까지 밀어 붙입니다.

    웬만하면 화해와 평화라는 절충적 메시지를 던질 법도 한데도 이 작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이 작품 내적으로는 참신함을 더하는 요소기도 합니다.)

    ​엘런 사후 평화 협상은 오히려 인류 80퍼센트에 대한 인종 청소라는 충격 없이는 불안정한 평화조차 가능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완충 장치는 부차적

    물론 작품은 현실의 정치 극우들처럼 그 논리를 완전히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또다른 주인공들인 아르민과 미카사 그룹은 엘런의 인종청소를 저지하기 위해 마레인들과 협력해 싸웁니다. 이들의 동기는 인류애입니다. 결국 학살자 엘런은 그가 사랑한 미카사의 손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엔딩이 100퍼센트 학살로 가지 않은 것은 작품의 대중성 때문이든, 작가의 동요 때문이든 그마나의 절충이긴 합니다만 이 절충은 본질적이지 않습니다. 민족간 적대의 필연성은 해소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작품은 사실 이 모든 것이 엘런의 안배였다면서 인종 학살을 정당화하고 앨런과 동료들을 화해시킵니다. 엘런은 인류 80퍼센트를 학살해 에르디아와 타민족간의 균형을 맞추고, 자신의 옛 동료들에게 저지당해서 그들을 불안정하게나마 평화의 사도로 만들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동료들은 엘런의 희생에 감명받습니다.

    ​다시 말해 인종 청소는 에르디아의 생존을 위한 연료로 엘런과 그 동료들의 입을 통해 정당화됩니다.

    작품을 위한 변명

    물론 그럼에도 진격의 거인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거인으로 둘러싸인 인류의 무기력함을 극복하려는 조사병단의 의지는 가슴을 끓게 합니다.

    ​벽을 넘어 바다를 만났을 때, 바깥 세상엔 또다른 인류가 살고 있었다는 반전이 주는 쾌감은 대단합니다.

    ​화해할 수 없는 민족간 적대 앞에 주인공 무리가 갈등을 겪고 서로 다른 선택으로 나아가는 서사는 진부하지 않습니다.

    ​결론

    그러나 대안 없는 세계에서 민족간 적대라는 논리를 거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결말은 오늘날 극우의 세계관과 호응하는 면이 있습니다.

    ​오랜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극우는 국가의 생존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극우는 현존 질서(한미일 동맹)를 적극 옹호하며 경쟁 진영에 대한 적대(반북 반중 반러)를 강경하게 주장합니다. 이를 위한 선결 과제는 내부의 적인 좌파를 소탕하는 것이고 그래서 윤석열의 계엄은 정당화됩니다.

    ​아마도 이들 극우 중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좌파 소탕과 진영간 적대가 희생을 낳는 슬픈 일이지만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대안 없는 적대의 이데올로기를 끝까지 밀어붙인 결과입니다.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극우 대중의 심리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보면 강아지들이 사납게 짖고 물기도 하는 것의 한 원인은 두려움입니다.

    지금 극우 지지자들을 지배하는 감정이 바로 두려움이라고 봅니다. 두려움에 빠지면 이성적 사고가 마비되고 허황된 생각을 하곤 하죠.

    최근 디씨인사이드의 국힘갤(게시판)에서 재밌는 글이 하나 있어 캡쳐했습니다.

    제목은 “고대 시국선언이 얼마나 극렬난이도였는지 알려드림”입니다. 고대 전체가 “좌빨”이라 이번 시국선언에 나선 재학생들이 아주 용기있는 친구들이라는 내용이고요.

    구체적 이야기들은 모두 상상에 불과한 헛소리인데요. 재밌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1. 적극적 극우 동조자들은 사회에서 매장당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그 배경에는 좌파의 음모와 협박이 있습니다. (무슨 영화의 악당처럼 묘사돼 있는데요. 현실 세계에선 악당도 저런 식으론 잘 안 하죠.)

    이 글에 등장하는 “고대 동문회”는 거의 세계관 최강자중 하나인데요. 민주화 세대가 세상을 맘대로 쥐고 흔든다는 관점에서 유래한 상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2. 민주주의를 지지하면 좌파거나 적어도 좌파적 생각에 물들어 있는 사람으로 보는 인식을 드러냅니다. (그들 자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날카롭게 구분합니다.)

    사실 반독재 운동의 승리가 커다란 이데올로기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국민 대부분은 독재를 타도한 민주화를 좋은 일로 여기죠.

    그래서 이들에게 세상은 두려울 겁니다. 모습을 드러낸 극우들이 서로를 용기있다고 여기고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극우가 폭력적인 이유도 개개인이 폭력적인 것보다는(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두려움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폭력을 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런 것일 겁니다.

    그래서 극우를 상대하는 방법은 자신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도 괜찮다 여기는 자신감을 꺾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원상태로 돌려 보내 주는 것입니다.

    디씨인사이드 국힘갤의 다른 글들을 보면 고대 맞불시위를 보며 분통을 터뜨리는 글들도 있는데요. 그런 글들이 더 많아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극우는 자신을 드러내면 매장당한다고 생각해 그냥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며 살게 도와 줘야 합니다.

    맞불 시위로 그렇게 만들어 줘야 합니다. 놔두면 ‘어, 드러내도 괜찮네?’ 하며 자신감을 키우게 되니 말입니다.

  • 너무 느린 윤석열 탄핵

    오늘자 조선일보 사설 중 하나가 “특검 찬성했다고 탈당하라니, 국힘은 ’계엄 수호당‘인가”입니다. 국힘이 계엄수호당인 걸 몰라서 묻나 했습니다.

    이 사설 결론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지나치게 탄핵과 윤 대통령 수사에 조급증을 드러내자 일부 역풍을 맞고 있다. 그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는 반사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흔한 진단이지만 사실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진실은 윤석열 일당 처벌이 지지부진해 우익들의 사기가 찔끔 회복된 것입니다. 너무 빨라서 문제인 게 아니라 너무 느려서 문제인 것입니다.

  • 윤석열 들어 강화된 경호처

    • 2022년 11월 시행령 개정안. 경호 업무 수행하는 군경 지휘 감독 가능 ➡️ 논란 끝에 “관계기관의 장과 협의”한다고 변경해 국무회의 통과
    • 2023년 10월. 경호처장에 신원조사 권한 추가 법개정 시도. 무산.
    • 2025년 경호처 예산 1391억 원은 2022년에 비해 43.4% 증가한 것(박근혜 15.8%, 문재인 6.2%에 비해 크게 증가)
    • 경호처 인원 60명 증가(698명에서 758명으로).

    쿠데타만 염두에 둔 건 아니겠지만 쿠데타도 염두에 두고 경호처 강화를 추진했을 것입니다.

    참고

    [유레카] 독재의 잔재, 통제불능 경호처“, <한겨레>, 2025년 1월 5일

    대통령경호처 예산, 尹정부 들어 43.4%↑…대통령은 ‘건전재정’에 예외?“, <헤럴드경제>, 2024년 9월 25일

  • 윤석열 체포 저지 세력

    – 최상목. 경호처 지휘권 있는데도 협조 지시 안 함

    – 수방사. 이진우 사령관 구속에도 또 윤석열을 지킴

    – 국힘당. 공수처 체포 권한 부정

    – 극우 팬덤, 20-30%의 체포 반대 여론

    + 드러나지 않은 세력

    2016년보다 저들의 태세가 단단합니다.

    방심말고 싸워야 합니다.

  • 민주당은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켜선 안 된다

    윤석열 아바타 한덕수는 반도체 기업주에 세금을 퍼주며 동시에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려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은 감세에 협조하려 합니다. 기업주에게 돈을 퍼주면 그만큼 서민에게는 긴축으로 돌아올 텐데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장시간 노동도 이를 조금만 완화한 형태로 통과시켜주려 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법을 통과시켜서는 안 됩니다.

    윤석열 퇴진 운동은 윤석열의 모든 악행에 반대하는 운동입니다. 일주일에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던 일당들을 물리치고 싶은 것입니다. 윤석열 일당이 원한 방향으로 길을 여는 법안에 협조해선 안 됩니다.

    👉 [성명] 기업 감세, 장시간 노동 허용: 반도체특별법 반대한다